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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젤리즘은 선교라는 의미인데 테크업계에서 에반젤리즘은 기술, 플랫폼, 서비스 등을 전파하는 활동을 포괄하는 의미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 테크 회사들은 이런 에반젤리즘에 적극적이어서 여러가지 종류의 에반젤리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테크 에반젤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보고 싶다. 

* 저는 구글 본사에서 사업제휴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 글의 내용은 제 개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글임을 분명히 합니다. 
** 아래 사진은 구글 뉴욕 오피스에서 찍은 재미있는 회의실 사진들로 내용과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1. 사용자를 통한 에반젤리즘

테크 제품의 가장 좋은 에반젤리즘의 결과는 회사는 가만히 있는데 사용자들이 열심히 그 회사의 제품이나 기술을 이야기하고 홍보해주는 일이다. 스티브 잡스가 키노트에서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면 수많은 애플 제품의 추종자들이 주변사람들에게 쉬지않고 그 제품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에반젤리즘의 대표적이 예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이 제품이 아무리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내 주변 사람들이 이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할 때의 효과가 더 크다. 즉 에반젤리스트들을 만드는 것이고 이런 에반젤리스트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지는 제품 홍보를 에반젤리즘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극단적인 애플 추종자들을 보면 이들에게 애플은 종교와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에반젤리즘, 즉 선교라는 말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한 에반젤리즘 마케팅으로 유명한 인물은 80년대 애플에서 에반젤리즘 마케팅을 시작한 가이 가와사키일 것이다. 가이 가와사키는 그의 책에서 "사람들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하고 이것은 에반젤리즘 마케팅의 원천이다. 에반젤리스트들은 보상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자신의 믿음에 따라 제품을 추천하고 새로운 사용자를 모은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사용자를 통한 에반젤리즘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해졌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쉽게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용자들을 에반젤리스트로 만드는 방법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허무할 정도로 뻔한 답이 나온다. 하지만 이 답은 더 이상 강조할 수 없는 진리이고 에반젤리스트는 억지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에게 우리 제품이 주는 가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전하고 에반젤리스트들이 회사를 대신해서 제품을 잘 알려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좋은 예가 구글의 데모 슬램이다. 데모 슬램이란 사용들이 구글 제품을 이용해서 만든 데모들을 모아 투표를 통해 1등을 뽑는 구글 제품의 에반젤리스트들이 더 큰 무대에서 뽑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자리이다. 구글 독스의 프리젠테이션 기능들을 이용해서 만든 아래 데모가 그 중 하나인데 구글 독스의 기능들을 잘 보여주는 인상적인 데모였다. 




2. 개발자를 통한 에반젤리즘

두번째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하는 에반젤리즘이다. 개발자들이 우리가 개발한 혹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플랫폼이나 API 등의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개발자 에반젤리즘의 핵심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기술이 왜 더 좋은지, 왜 개발자에게 더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 알리는 것을 넘어서 그 기술을 사용할 개발자들을 도와주기도 한다. 모바일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당연히 더 많은 모바일 앱 개발자들이 자신의 플랫폼을 위한 모바일 앱을 만들기를 원하기 때문에 개발자 혹은 개발사들에게 플랫폼의 장점을 열심히 알리고 기술적으로 지원도 해주고 그렇게 만든 앱을 홍보하는데 도움도 주는 등의 활동을 한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 회사에는 이렇게 개발자 에반젤리즘을 위한 팀이 별도로 있고 구글에서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디벨로퍼 애드버킷 (Developer Advocate) 이라고 부른다. 또한 구글의 구글 I/O나 애플의 WWDC같은 대표적인 테크 회사의 컨퍼런스들은 일반 사용자를 위한 행사가 아닌 개발자를 위한 행사로 개발자 에반젤리즘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추가로 HTML5 같은 오픈된 기술의 에반젤리즘은 여러 회사들이 힘을 모으기도 해서 인터넷의 오픈 정신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기도 한다. 



3. 유명인을 통한 에반젤리즘

세번째는 유명인을 통한 에반젤리즘이다. 이는 우리 제품을 연예인같은 유명한 사람이 사용하거나 이야기하면서 알려주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스폰서를 통해서, 즉 유명인에게 돈을 주고 제품을 사용하게 하거나 모델로 활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김연아가 모 전자회사에서 돈을 받고 그 전자회사 휴대폰 선전을 하면서 그 제품을 사용한다면 이는 스폰서 모델이지 에반젤리스트가 아니다. 하지만 김연아가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모 전자회사의 휴대폰을 사용하는데 언론 인터뷰에서 그 휴대폰이 너무나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이는 김연아가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유명인을 통한 에반젤리즘의 가장 좋은 예는 트위터와 배우 애쉬튼 커쳐일 것이다. 트위터가 아직 얼리 어답터들이 주로 사용하던 서비스에서 일반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 중에 하나가 2009년 애쉬튼 커쳐가 CNN과 자신 중 누가 먼저 백만 팔로워를 넘는지를 CNN과 공개적으로 대결했던 일이다. 애쉬튼 커쳐라는 유명한 배우가 트위터의 파워 유저가 되어 이렇게 트위터라는 서비스가 언론에서 화제가 될 수준으로 트위터 이야기를 한 것이고 트위터에서 개입한 홍보 활동이 아니었다. 

유명인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에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먼저 써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구글에서 일하다보면 유명한 연예인이나 정치인을 볼 기회가 종종 있기도 하다. 트위터에서는 이런 유명인들을 very important person의 약자인 VIP가 아닌 very important tweeter의 약자인 VIT라고 부른다고 한다. 또한 회사의 창업자나 이름이 알려진 임원들 중에는 유독 열심히 나서서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구글의 빈트 서프나 빅 군도트라, 트위터의 비즈 스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한국 기업들에는 보통 이렇게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하는 얼굴이 없다는 점이 아쉬울 때가 있다. 삼성이나 LG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얼굴 마담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타 임원을 키워 제품의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한다면 제품 홍보나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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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key Hyunyu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