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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은 제가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 일하는 문화 차이에 대해서 쓴 글들을 잘 아실 것이다.  예전에 삼성전자 본사에서 일했고 현재는 구글 본사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또한 구글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리드하면서 느끼는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쓰는 글들이다.  
- Google과 삼성에서 경험한 일하는 문화 차이 1편
- Google과 삼성에서 경험한 일하는 문화 차이 2편 
- 문화 차이 블로그 3편: Google에서 한국 대기업들과 일하며 느낀 문화 차이
- 문화 차이 블로그 4편: HR 시스템과 역할에 관한 이야기

이번에는 그 5편으로 특정 주제없이 다양한 크고 작은 문화 차이들을 써보려고 한다.  예전 글들과 중복되는 내용도 조금은 있을 것 같다.  항상 그렇듯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고 문화 차이를 이야기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흑백논리로 흐를 수 있음도 유념해주길 바란다.  또한 특정 기업이나 문화를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음도 분명히 한다.   


1) 자기 소개 문화
얼마전에 트윗을 한 내용이기도 한데 미팅 시작에 서로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할때 보이는 문화 차이가 있다.  실리콘벨리 회사 사람들은 보통 자기 소개를 할때 자신이 하는 일이나 담당하는 업무 이야기를 한다.  반면에 한국 회사에서 오신 분들은 보통 자신의 직급을 이야기하고 일본 회사에서 오신 분들은 보통은 자신이 누구 밑에서 일하는지 이야기를 한다.  직급보다는 내가 담당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곳 회사들의 문화와, 자신의 직급이나 속한 조직이 중요한 아시아 회사의 문화 차이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구글에서는 서로 직급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관심도 크게 없지만 서로 어떤 일을 하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는 잘 알고 있는 편이다.  반면에 삼성에 있을때는 상대방의 직급을 모르면 큰 실례였다.  한 신입사원이 전무로 승진한 상무에게 승진하신지 모르고 상무님이라고 불렀다가 엄청 깨졌던 기억이 난다.  


2) 조직 vs. 개인 문화
실리콘밸리 회사와 한국 기업의 문화 차이의 근본적인 원인 중에 하나는 조직이 움직이냐 개인이 움직이냐이다.  이곳 회사들은 개인 중심적이다.  개인의 업무 영역이 분명하고 자기 업무에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만큼 책임도 져야한다.  냉정한 개인 성과 평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 같은 것에 눈치 볼 필요없이 내가 해야할 일을 내 방식과 속도로 진행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생활이 가능하고 조직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적다.  반면에 일이 안되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하고 일의 성과를 철저하게 챙기고 또 알려야한다.  한국 기업은 개인보다는 조직이 분명한 상하관계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래서 내가 내 속도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조직이 항상 같이 움직이고 성과는 보통 개인이 아닌 조직의 성과로 그려진다.  조직이 움직이다보니 개인의 자율성은 적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집에 마음대로 못가는 일이 빈번하지만 반면에 성과에 대한 개인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3) 보고하는 문화
보고하는 문화 차이도 크다.  구글에서는 물론 위에서 요청하는 보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밑에서 필요에 따라서 위에 보고를 한다.  앞서 설명했듯 개인이 움직이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을 진행하기 위한 필요한 의사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권자에게 내가 능동적으로 보고를 해야한다.  형식도 이메일이건 직접 이야기하건 그때 그때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몇일전에 내가 진행하는 파트너쉽의 방향에 대한 컨펌을 받기 위해 퇴근하는 우리 부사장을 쫒아가서 주차장으로 걸어가면 내용을 이야기를 하고 컨펌을 받은 일이 있다.  윗사람도 당연히 자신이 컨펌한 결정에는 책임을 져야하기에 오히려 보고를 위해 밑에서 위를 쪼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한국 기업의 보고는 독자분들이 더 잘 아시듯 성격이 조금 다르다.  위에서 보고를 요청하는 일이 많아서 밑에서는 윗사람의 성향과 기분을 맞추는 일이 생기고 항상 대기 모드로 있어야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직접 의사결정권자에게 보고하지 못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서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보고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4) 나이 묻는 문화
한국에서는 누굴 처음 만나면 일단 나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이가 알려지면 자연스럽게 상하관계가 결정되면서 누가 더 많이 알고 누가 밥을 사야하는지도 대충 정리가 된다.  반면에 미국은 친해지기 전에는 나이를 서로 물어보지 않고 초면에 나이를 물어보는 것은 조금 무례한 일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오신 어떤 분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 만큼 나이에 민감해서 그렇냐고 물어보셨다.  답은 오히려 그 반대라서 일할때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몇살이건 내 능력에 따라 내가 하는 일이 결정되는 것이고 나이와 상관없이 같이 어울려서 일을 한다.  그래서 말도 안되게 어린 임원이 있는 반면 임원 나이의 실무자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전에 한국에서 오신 한분이 내 동료에게 "how old are you?"라고 물어봐서 살짝 당황한 이 동료가 "old enough (먹을만큼 먹었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우리 팀에는 회사 CEO까지 하시고 이젠 은퇴할 나이에 계속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서 실무일을 하고 계시는 존경스러운 분도 있다.


5) 전화하는 문화
전화 문화도 너무나 다르다.  미국에서는 업무때문에 휴대폰으로 그냥 전화를 거는 일은 거의 없다.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문화라서 그렇고 전화도 미팅처럼 미리 언제 어떤 일로 전화를 하자는 약속을 잡고 전화를 건다.  정말로 급할때는 메신저나 이메일로 지금 통화가 가능한지 확인을 하고 전화를 건다.  그래서 휴대폰이 참 울리지 않는다.  스마트폰 시대를 살면서 이제 휴대폰은 전화보다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정보를 찾는 기기인 것 같이 느껴진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누군가와 협의할 일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바로 전화하는 일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능동적으로 일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당장 전화 안하고 뭐하고 있냐는 말도 어렵지 않게 듣는 것 같다. 


6) 가족 중심적 문화
미국은 참 가족적인 나라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이는 미국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리 미국은 보수적이고 청교도 문화가 강한 가족 중심적인 나라이다.  그래서 사소한 일이라도 가족과 관련된 일 때문이라면 일찍 집에 가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걸 뭐라고 하면 매우 나쁜 사람이 된다.  그래서 초등학교 아들 학교 축구 시합이 있어서 혹은 아내와 몇시에 뭘하기로 해서 등의 이유로 일찍 집에 가는 일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심지어는 자기 개가 아파서 집에 일찍 가는 사람도 있다.  또한 평일 저녁 식사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서 퇴근하는 동료에게 맥주한잔하고 들어가자고 한다면 뭔가 문제있는 사람으로 보여질 것이다.  큰 경조사가 아니면 가족일을 이유로 일찍 퇴근하기 쉽지 않고, 직장인 남자가 평일 저녁 식사를 집에서 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되는 한국의 사회생활과는 많이 다르다.  최근에 한국에서 남편에게 유급출산휴가를 5일 주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이 이슈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 구글은 남편의 유급출산휴가가 7주이고 트위터는 6주이다.  


마치며..
이렇게 비교해보는 문화 차이는 서로 장단점이 있어서 뭐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장점을 잘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또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구글 본사에 오신 국회의원분들과 찍은 사진을 올린다.  이분들을 호스트해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1) 글로벌하게 잘하고 있는 자랑스런 한국기업들은 나처럼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큰 기회를 준다는 이야기와 2) 실리콘밸리의 창업문화를 한국에서도 배워 젊은 사업가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이날 뵌 정몽준, (사진에 없으신) 박영선, 백성운, 황진하, 최구식 의원님 모두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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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key Hyunyu Kim